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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의 '사계 바닷가에서'
오승철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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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2.12  18: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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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여는 제주아침(48)

낮은 것은 더 낮게 높은 것은 더 높게 들리는 사계리 바닷가에 와서이틀은 길고 하루는 짦은 눈물과 그리움 하나가 되는 사랑을그 헐벗은 사랑을 만나게 되리?모래언덕 숨비기나무가 그대보다 더 외로워지리라그리움 끝에 외로움이 덮는다말하기 위해 말하지 않는 용머리 솟아오르고잊음에서 잃어버리고 떠나는 이 화산땅의 등짝들애써 외면하려던 숙명의 톱질 소리 한 번 더 들어야 하리
사람이 사람을 품는구나가파도와 마라도 사이로 마음과 육신 한없이 쓸려간 구멍숭숭한 돌덩이떠나야 소중함 절절이 느끼는 형제섬 앞에 훌훌 혼자이 한 몸 끌어안고 엉엉 울어볼 수 있다니??그대만을 위해 간직했던 기다림은 눈물로 남고눈물이 다시 그리움이 되어 그대만을 위할 때까지 아직은더 기다려야 할그리움으로 서 있어야 하리

-김성수의 ‘사계 바닷가에서’ 일부

김성수 시인은 두 권의 시집을 냈다.
첫 번째 시집 제목이 ‘석양에 한 잔’이다. 나는 지금도 우리나라 시인들 중에 이처럼 사람을 미치게 하는 허허실실의 시집 제목을 들어본 적이 없다.

삶의 욕심도 그리움도 다 내려놓고 사람과의 한 잔이 아니라, 하늘, 그것도 저무는 하늘과의 독작이라니!
그 술기운으로 시인은 또 ‘검은질 바당’을 찾았나보다.
‘이틀은 길고 하루는 짦은 눈물과 그리움 하나가 되는’ 곳이 사계리라고 한다. 하고 싶은 말이 용머리처럼 솟아올라도 참는 곳이 사계리라고 한다. 그래, 그렇더라도 시인아, 수평선을 넘어가는 노을을 그냥 놓아주지 않으면 그게 어디 울음이요, 그리움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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