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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순자의 친정바다.4
오승철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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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2.16  18:2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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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여는 제주아침(50)

정월 친정바다는 니나노, 니나노타령
하룻밤에 한 집씩 멍석 깔아놓으면
예닐곱 내 어깨에도 춤사위 실렸으니

악기래야 북 장구 병에 꽂은 놋숟가락

등에 진 물허벅도 부려놓으면 허벅장단
아버지 북채 끝에서 흰 눈발 쏟아졌으니

‘여자로 나느니 차라리 쉐로 나주’
입에 붙은 그 소리 훌훌 터는 노랫가락
농한기 바다도 슬쩍 엉덩일 디밀었으니

문순자의 「친정바다.4」모두

 
‘이어도하면 나 눈물’나듯 ‘친정’하면 눈물나는 것이 여성들일 테다.
이 시는 반세기 전, 어느 해안마을 이야기다.
당시 정월이면 마을마다 ‘돗추렴’과 더불어 허벅장단이 피어나곤 했다.
TV, 스마트폰은 아예 동화나라에서 조자 상상도 못했고, 라디오마저 흔치 않았던 시절,
설을 갓 쇠고 난 마을에 펏들펏들 눈발이 날리면, 약속이나 한 듯 하나 둘 발걸음들이 모여들어 소리판이 벌어진다.
‘얼씨구나 좋다’부터 시작되는 잡가. 제목도 모르는 소리가 팽강팽강 굿거리, 세마치, 자진모리장단으로 묻어나면 시인아, 이제 예닐곱 소녀로 돌아가 지친 어깨에 춤사위나 실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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