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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숙의 '그 숲이 수상하다'
오승철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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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3.03  19: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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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여는 제주아침(59)


무슨 새인지 모르겠다
표준어로도 모르겠다

다만 멀구슬생이, 비치라 부를 뿐
그 새가 오늘은 와서 자꾸 뭘 달라는 것 같다

단애에 달이 뜬다는 한림읍 명월마을
오년쯤 이 마을에 장부를 들고 다닌 텃새
외상 값 붉은 줄긋듯 나를 긋는 이름 있다

뒷산 구실잣밤나무
꽃들을 터트리면

춘삼월 온 동네가 발정이 났나보다
새들도 낮술에 취한 그 숲이 수상하다

-이경숙의 ‘그 숲이 수상하다’ 모두

무작정 차를 끌고 중산간 마을들을 두루 쏘다녔다.

새봄이 당도했는데도, 멀구슬나무는 여태껏 해묵은 열매들을 매달고 있었다. 눈 쌓인 한라산과 밭돌담을 배경으로 서 있는 멀구슬나무들. 그래서 마을의 집들도 그 노란 색채로 더 정겹게 느껴진다.
 
우연히 어느 마을에 이르렀는데, 수령 수백년은 족히 되었음직한 팽나무 행렬을 만난다.

아, 여기가 시와 노래가 흐르던 ‘명월대’ 터였구나! 아직 구실잣밤나무가 꽃을 터트리기엔 이른 계절이지만, 언제 나도 낮술처럼 그 꽃향기에 취하러 다시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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