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
오피니언시로여는제주아침
김영란의 '장다리꽃'
오승철  |  시인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4.03.10  19:15:39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시로 여는 제주아침(63)

일요일 아침햇살은
막 헹군 국수 가락

한 그릇 멸치장국에
고단한 몸 풀고는

춘삼월 계란고명을

살며시 와
얹었네.

-김영란의 ‘장다리꽃’ 모두

지난겨울은 좀 너무했던 것 같다.

아무리 이상기온 탓이라 해도 겨울을 통과하려면 해안마을에도 눈사람 만들 정도의 눈은 몇 차례 줬어야 하는 게 아닌가?

암커나, 봄은 왔다. 아직 춘삼월을 말하기엔 좀 이르지만, 그래도 천관녀를 찾아가는 김유신의 애마처럼 나도 오름을 찾아 송당 들녘을 휘갈아다니다 보니 어느새 풋풋한 봄동이 한창이다.

고단하고 허기졌던 들녘이 잔치판을 준비하나보다.

이 봄날, 누구에겐들 그리움의 허기가 없겠는가.

장다리만 봐도 ‘계란고명을 살며시’ 얹힐 줄 아는 시인의 상상력이 새봄의 미각을  돋우고 우리 몸의 권태에 침을 꽂는다. 독자들은 그 위에 나비를 그려놓고 싶겠다. 신춘문예 출신답다.
 


< 저작권자 © 제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오승철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