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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솔함을 기록한다 만, 년, 필
홍민영 기자  |  my019@jejupre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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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9.22  17: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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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라미' 사의 '사파리' 만년필. 비교적 저가 만년필에 속하며 가격 대비 효율이 좋아 인기가 많다. 사진 출처 : 라미 공식 판매처 사이트.
잉크를 주입해 사용하는 필기구 만년필. 볼펜이 등장하기 전에는 아주 대중적인 필기구였으며, 입학, 졸업 축하 선물로도 인기를 끌었다.
현재는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가 발달한 탓에 필기구의 중요성이 떨어지면서 예전에 비해 사용자가 대폭 줄었다. 여기에 값비싼 사치품이라는 이미지가 있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느낌을 준다.
그러나 잉크만 교체하면 계속 사용할 수 있다는 점, 필기할 때 손이 덜 피곤하다는 점 등 장점으로 인해 아직도 만년필 사용을 고집하는 사람들도 있다.

특히 필기량이 많은 수험생, 연구원, 교수 등이 그렇다.
딱히 필기할 일이 많지 않아도 만년필만의 필기감과 멋스러움에 빠져 계속 만년필을 사용하는 ‘애호가’들도 존재한다.
애호가들이 말하는 만년필의 매력, 재미있는 브랜드 이야기, 만년필에 얽힌 역사 이야기를 소개한다.

1. 만년필의 매력
만년필은 볼펜보다 잉크 흐름이 매끄러워 힘을 주어 쓸 필요가 없기 때문에 오래 필기를 해도 손이 피곤하지 않다.
덕분에 악필 교정에도 효과가 있다. 실제로 만년필이 대중화 되어 있는 독일에서는 ‘라미’회사의 만년필을 아동들의 글씨 교정용으로 사용한다고 한다.
사용하기에 따라 ‘나만의’ 필기구로 만들 수도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금속이나 금으로 된 만년필의 촉은 사용자의 필기 습관에 따라 각자 다른 모양으로 닳는다. 그 상태로 오래 사용하다보면 손에 ‘착 감기는’ 나만의 필기구가 되는 것이다.
볼펜 잉크로는 표현되지 않는 다채로운 색상의 잉크를 자유자재로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애호가들의 마음을 끈다.
그러나 무엇보다 만년필의 가장 큰 매력은, 만년필(萬年筆)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영구성’이다. 관리만 잘 해주면 한 자루를 평생 사용할 수 있다.

2. 재미있는 브랜드
만년필 판매량은 독일, 미국이 가장 높으며 이탈리아, 영국, 프랑스가 그 다음이다. 이 나라들은 모두 세계적인 만년필 제조국가이기도 하며 각자 유명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독일은 ‘라미’, ‘펠리컨’, ‘몽블랑’, ‘그라폰 파버 카스텔’이 유명하다.

라미와 펠리컨은 실용성을 앞세운 브랜드, 몽블랑을 고급스러움을 자랑하는 브랜드다. 라미, 펠리컨은 저가 모델을 출시해 대중성을 노리는 반면 몽블랑의 만년필은 가장 싼 모델도 50만 원을 훌쩍 넘는다. 때문에 성공한 사업가들이 가장 많이 찾는 브랜드로 손꼽히며 삼성의 이건희 회장도 몽블랑 애호가로 알려져 있다.
그라폰 파버 카스텔은 1761년에 설립된 유서 깊은 브랜드다. 현재 사장은 안톤 볼프강 파버카스텔로 백작 지위를 가지고 있는 귀족이기도 하다.
이탈리아의 ‘오로라’ 만년필은 연필의 ‘사각사각한’ 필기감을 그대로 재현한 것으로 유명하다.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브랜드는 뭐니 뭐니 해도 ‘파커’다. 1939년 출시된 ‘파커 51’은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된 만년필로 한국에서도 폭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현 영국 여왕인 엘리자베스 2세도 파커 만년필을 사용한다.
일본도 ‘파이로트’, ‘플래티넘’, ‘세일러’ 등의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플래티넘의 ‘스탠다드’ 만년필은 금촉을 사용한 가장 저렴한 펜이다. 일본 만년필은 서구에 비해 가늘게 써 지는 것이 특징으로 이는 한자를 쓰기 위해서다.
중국에도 ‘영웅’이라는 만년필이 있으나 품질이 고르지 못해 평가는 좋지 않다.
한국에는 ‘아피스’라는 브랜드가 있지만 폭락한 판매량 때문에 현재는 주문 생산만 진행하는 상태다.

3. 역사 속의 만년필
1884년 처음 등장한 이래, 만년필은 역사 속 인물들과 중요한 자리에서 늘 함께 해 왔다.
1898년 파리 강화 조약, 1919년 제1차 세계대전 종전 서명에도 만년필이 사용됐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 협정에서는 미국 아이젠하워와 맥아더, 두 명의 장군이 파커 만년필을 사용했다.
아이젠하워 장군은 ‘파커51’, 맥아더 장군은 같은 파커 사의 ‘듀오폴드’를 썼다. 특히 맥아더 장군의 만년필은 당시 유행하던 검은 색이 아니라 빨간 색이었는데 아내의 만년필을 빌려 온 것이라고 한다.
1953년 6·25 종전 협정 시 미국의 마크 클라크 유엔군 사령관이 ‘파커51 플라이터’ 만년필로 서명했다. 당시로서는 고급 만년필이었다고 한다.
4·19혁명 때에도 만년필이 등장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사임서 일부는 파커 만년필로 작성됐다.

이처럼 만년필은 생각보다 우리 가까이에 있다. 연필이나 볼펜과 다른 필기감을 느끼고 싶을 때, ‘나만의’ 필기구를 만들고 싶을 때, 시험 삼아 가까운 판매점을 방문해보는 것은 어떨까. 내 손에 꼭 맞는, 평생 친구처럼 옆에 두게 될 만년필을 만나게 될 지도 모르는 일이다. 

출처=인터넷 만년필 애호가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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