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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제주 지킴이’, 우린 색다르게 합니다”쓰레기 수거 뒤 비치발리볼
슈퍼히어로 복장으로 맹활약
도내 외국인들 이색 활동
조문호 기자  |  jejusinmu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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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8.09  18: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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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거주하는 외국인 2만명(지난 1월 1일 기준 1만 9903명)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해 1만 5568명보다 27.8%나 증가한 수치.

이들 중에는 제주의 청정자연을 너무도 사랑한 나머지 ‘청정제주 지킴이’로 나서기도 한다. 그런데 그런 지킴이 활동이 관공서나 기업에서 하듯 평범한 환경정화 활동과는 사뭇 다르다. 그들만의 방식으로 제주환경 지키기에 나선 이들을 소개한다.

 
   
▲ 미국인 타일러 이웍(Tyler Ewok·26)씨가 지난 7일 오후 페이스북 이벤트 페이지에 만든 ‘Jungmun Beach Cleanup/Volleyball’, 즉 ‘중문해변 청소/배구’. 이웍은 9일 오전 이를 보고 찾아온 친구들과 함께 서귀포시 중문색달해변 서편을 집중적으로 청소한 뒤 해변배구를 즐겼다.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중문색달 청소 뒤 해변배구

9일 오후 12시쯤 서귀포시 중문색달해변 서편. 10여명의 젊은이들이 해변 청소에 나섰다. 미국인 타일러 이웍(Tyler Ewok·26)씨가 지난 7일 오후 페이스북 이벤트 페이지 ‘Jungmun Beach Cleanup/Volleyball’, 즉 ‘중문해변 청소/배구’에 올린 글을 보고 찾아온 이들이다.

이웍은 이번 행사 소개글에 “우리가 배구를 하는 중문색달해변 서편에 쓰레기가 많다. 아름다운 해변을 청소하자”며 “(쓰레기봉투, 장갑, 간식거리 등) 무언가 가져올 수 있으면 글을 올려달라”고 요청했다.

그가 중문색달해변 환경정화에 나선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해변이 사람들 때문에 쓰레기로 가득한 것으로 보면 가슴이 아프기 때문”이다.

2012년 2월 처음 제주를 찾은 뒤 2년간 영어교사 생활을 하다 다시 제주를 찾은 것이 “최고의 선택”이라고 서슴지 않고 말하는 그에게 제주의 환경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웍이 글을 올리자마자 하루도 안 돼 12명의 친구가 참석 의사를 밝혔다. 중문관광단지 내에 위치한 클럽 ‘몽키비치 제주’에선 “이날 행사 참가자들에게 공짜술을 대접하겠다”고 내걸었다.

“필요한 장비와 물, 얼음 등도 준비해 가겠다”고 하더니 종국에는 “피자와 닭요리까지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앤드류 엘우드(Andrew Elwood)는 미리 준비한 수박과 장갑 사진을 올리며 분위기를 돋우었다. 제주도민 몇몇도 “힘을 보태겠다”며 참가의사를 밝혔다.

막바지 무더위 아래서 열심히 땀을 흘린 이들은 해변에서 배구하는 것으로 이날의 행사를 즐거움으로 승화시켰다.

이웍은 “사람들이 제주의 진정한 가치가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운 자연유산임을 깨닫지 못한다는 것이 믿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주는 나의 집”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뒤 “북쪽에서 캡틴 클린이 엄청난 일을 했다. 우리는 남쪽을 책임지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이날 활동을 마친 이웍은 “친구들이 수년간 지적한 것이 있다. 선진국에선 공통적인 것인데, 해변에 쓰레기통을 비치해 줬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 캐나다 출신 트로이 매클렐런(Troy MacLellan)이 주축으로 이끄는 제주도 환경지킴이 ‘캡틴 클린(Captain Clean)의 그린 머신(Green Machine)’팀이 2013년 2월 활동 뒤 찍은 기념사진. 페이스북 페이지 화면 갈무리. 출처: ‘캡틴 클린(Captain Clean)’ 페이스북 페이지.

 

◆해안정화는 ‘캡틴 클린’의 몫

캐나다 출신인 트로이 매클렐런(Troy MacLellan.43)은 2012년부터 쓰레기 수거활동에 나섰다. 그런데 그 양상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매클렐런은 제주의 청정자연을 상징하는 가상의 인물로 ‘캡틴 클린(Captain Clean)’이라는 슈퍼히어로를 만들어냈다.

쓰레기 수거활동을 통해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을 지키는 영웅으로 분해 인지도를 키웠다. 녹색의 복장에 마스크, 가슴에는 이니셜인 ‘C’자까지 박아넣은 것이 영락 없는 슈퍼히어로의 모습이다.

매클렐런은 “인터넷을 통해 아름다운 제주를 꿈꾸며 왔는데, 막상 도착해 보니 해변과 산, 거리 등 곳곳에 쓰레기였다”며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는 것 같았다. 나라도 나서야 했다”며 ‘캡틴 클린’이 된 과정을 설명했다.

그의 생각과 활동에 동조하는 이들은 ‘캡틴 클린’이 이끄는 ‘그린 머신(Green Machine)’, 즉 ‘청정일꾼’이 돼 쓰레기 수거활동에 일손을 거들고 있다.

제주씨그랜트프로그램 등 후원에 나서는 기관도 나왔다. 최근에는 제주패스(Jeju Pass)와 손을 잡았다. 한 영자 주간지에서 도내 중학생의 참여를 돕고 있다.

 

   
▲ 캐나다 출신 트로이 매클렐런(Troy MacLellan)이 주축으로 이끄는 제주도 환경지킴이 ‘캡틴 클린(Captain Clean)의 그린 머신(Green Machine)’팀이 지난 6월 제주시 애월읍 해변가를 정화하고 있다. 출처: ‘캡틴 클린(Captain Clean)’ 페이스북 페이지.

   
▲ 캐나다 출신 트로이 매클렐런(Troy MacLellan)이 주축으로 이끄는 제주도 환경지킴이 ‘캡틴 클린(Captain Clean)의 그린 머신(Green Machine)’팀이 지난 6월 제주시 애월읍 해변가를 정화하고 나온 쓰레기. 마대 자루로 61자루가 나왔다. 출처: ‘캡틴 클린(Captain Clean)’ 페이스북 페이지.

가장 최근에는 지난 6월 21일 일요일 오후 제주시 애월읍 해변 정화활동에 나서 마대자루 61개 분량의 쓰레기를 처리했다. 매달 셋째 주 일요일 활동을 펼친다. 무더운 7, 8월과 추운 1, 2월은 쉬고 있다.

매클렐런은 행사진행비를 모으기 위해 모금활동도 벌인다. 골프 토너먼트 행사를 펼쳐 그 수익금을 참가자들에게 나눠줄 물을 산다. 그는 “오는 9월 행사에는 얼음물을 가득 가져갈 것”이라며 흐뭇해했다.

제일 먼저 제주도의 자연과 사랑에 빠지고, 이어 제주여인과도 사랑에 빠진 매클렐런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본업(제주관광대 관광영어과 교수, 보드게임 카페 운영) 못지 않게 사명감을 느끼는 일이다.

그는 “제주도민 모두가 환경에 관심을 기울일 때까지 행동으로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청정제주를 원하는 이라면 누구나 환영한다”고 말했다.

‘캡틴 클린’의 활약에 관심 있는 사람은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captaincleanonjeju)로 가면 일정 등을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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