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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선택일 뿐 인생에 정답은 없다”작가로 돌아온 유시민 인터뷰
임연희 기자  |  yhl@jejupre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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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9.21  18:3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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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작가
 
2013년 정계 은퇴 이후 작가로 돌아온 유시민을 19일 만났다.
 
평범한 시민이지만 그는 여전히 바쁘고, 하는 일마다 관심을 받는다.
 
신간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은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노회찬·진중권과 진행하는 팟캐스트 방송 ‘노유진의 정치카페’는 매 회 400만 명 가량이 청취한다.
 
정계 은퇴 후 아침 시간이 여유로워진 유시민을 만나 근황과 작가로의 삶에 대해 들었다. <편집자 주>
 
 
 
 
글쓰기 실용서는 어떤 계기로 집필했나.
(강연을 하러) 돌아다니다보면 글쓰기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 사람들이 나에게 글쓰기에 대해 듣고 싶은 이야기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보다는 사람들한테 필요한 이야기에 초점을 두고 써 봤다.
 
 
이어서 나온 논술 특강 책도 계기가 같은가.
강연을 다니다보면 학생들을 많이 만나는데, 논술시험에 관한 질문도 한다. 그래서 글쓰기 특강 8장에 실린 논술시험 내용을 좀 더 자세하게 쓸 필요가 있겠다 싶어서 별책 부록으로 쓴 게 논술특강이다.
 
 
다음 세대 친구들은 유시민 작가를 논술 선생님처럼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럼 좋다.
 
 
학생운동과 민주화 투사, 국회의원, 보건복지부 장관, 정당인에 이어 작가를 하고 있다. 한 눈에 봐도 바빴을 것 같다.
바빠야만 살 수 있는 사회인 것 같다. 시장이 작아서 그런가 하는 생각도 한다. 국제화라는 점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지정학적으로 고립됐다. 3면이 바다고 북쪽은 철조망에 막혀 외부와의 교류의 폭이 굉장히 작은 나라다. 그래서 경쟁이 안에서만 주로 이루어지고, 사람들이 되게 바쁘다. 한 예로 국내 작가는 1년에 한 번씩 책을 써야 된다. 독서 시장 규모가 5천만 명이고, 언어라는 장벽이 있다. 영어권은 베스트셀러 하나만 내면 평생 여유 있게 글쓰기를 해도 된다. 
 
 
글쓰기만으로 먹고 살기엔 쉽지 않은 나라 같다.
그래서 전업 작가가 극히 드물다. 시장이 작아서 글쓰는 일 만으로 살아가기가 쉽지 않다. 내가 전업 작가로 살려면 열심히 써야한다.
 
 
작가로 전환하고 나서 가장 좋은 점은?
아침에 늦게 일어나도 된다. 조찬 약속 때문에 아침부터 나가서 남들하고 아침밥부터 먹는 일이 없어서 좋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표를 안 받아도 되니까 좋다. 정치할 때는 세일즈맨들이 겪는 고달픔이 있었다. 더군다나 정치는 50.1%한테 팔아야 계약이 성사된다. 시장 점유율 1등을 해야 한다.
작가는 내 책을 원하는 사람한테만 팔아도 되고, 시장 점유율이 1%만 돼도 된다. 그 점이 좋다. 
 
 
정치 다시 할 생각 없나?
정치는 공익근무고 이제는 제대했다. (웃음) 정치가 되게 좋은 분들은 거기서 장기 복무 하고, 나처럼 ‘누군가 해야 하니까 나도 참여를 해야지’라고 시작한 사람은 단기 복무하고 끝내는 것이다. 이젠 내 일을 시민으로써 건실하게 해야지, 내가 싸이도 아닌데 제대했으면 됐지 군대 두 번가야 하나. 
 
   
 
 
 
정치 은퇴 후 일상이 궁금하다. 시민들과는 자주 만나나?
아니다. 지금 제 생활을 최대한 단순하게 만들려고 노력한다. 일도 집필, 강연 두 가지로 단순화돼 있다.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아직 일부 유지는 되고 있지만, 되도록이면 민주화운동이나 학생운동 또는 정치 이쪽에서 맺은 예전의 인간관계를 최대한 끊으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내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넓은 네트워크 속에 10여 년간 살았다. 지금은 그것을 줄이고 단순화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팟캐스트 방송 ‘노유진의 정치카페’가 인기가 높다. 이 현상은 어떻게 보나.
지난주 방송은 다운로드가 260만회, 이번 주는 오늘이 나흘 짼대 170만회 정도 됐다.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더하면 300만 내지 400만 명이 방송을 듣는 것이라고 하더라.
처음에는 옛 동지들이 도와달라고 해서 인정상 거절을 못해 시작한 방송이 지금은 엔터테인먼트 기능과 더불어 언론 기능도 수행하고 있다. 정의당에서 내년 총선까지는 시즌2를 진행해달라고 하니 ‘앞으로 반년은 더 해야 되구나’라고 생각하고 있다.
 노회찬, 진중권과 셋이서 시작 할 때 ‘우리는 좀 더 깊이 들어가는 팟캐스트를 해보자’에 초점을 뒀다. 현실의 정치 이슈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깊게 들어가고, 현상들을 이해하고 해석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려 한다.
우리 세 사람은 지식과 정보가 사람들의 판단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1년 반이 지나면서, 이런 점들이 청취자들한테 받아들여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반년 후에 방송을 접으면 아쉬워 하는 사람도 많을 것 같다.
사실 정치 팟캐스트보다 책 팟캐스트를 하고 싶다. 글쓰는 사람 답게.
책 팟캐스트를 하면 작업량이 많기 때문에, 지금은 엄두를 못내고 있다. 이 팟캐스트 방송을 끝내고 난 뒤 할 생각이다.
 
 
온라인에서 진행한 ‘글쓰기고민상담소’도 반응이 좋았다. 기억에 남은 상담이 있나?
인문학적 글쓰기는 되게 고상하고 자기소개서는 천박하다는 이분법이 의외로 널리 퍼져있어서 놀랐다. 그래서 자기소개서를 쓰는 것은 중요하고 귀한 일이라고 이야기했다. 
그 사람에게 나를 빨리 보여줘야지만 그 사람이 나를 알아보는데 들어가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그 사람이 나에 대해서 많은 정보를 알수록 가깝게 대화할 가능성이 커진다. 
취업, 진학과 같이 인생에서 중요한 순간에 글쓰기가 도움 된다는 것은 글쓰기의 가치를 더 돋보이는 일이다. 
 
 
글을 잘 쓰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글은 세 측면이 있다. 첫째는 텍스트가 훌륭해야 한다. 즉 글쓰기 기술이 있어야 한다. 기술만 아무리 연마해도 글이 늘지 않는다.
둘째로 표현할 내용이 있어야 한다. 좋은 기술로 드러내야 할 나의 내면에 좋은 감정, 훌륭한 생각, 유용한 정보를 채워야 한다. 
마지막은 콘텍스트다. 인간들은 각자가 다 독자적인 존재고, 때로는 변덕스럽고 괴팍한, 비합리적인 정보처리자다. 독자가 그런 사람이라 할지라도 내 의도 대로 읽어갈 수 있게끔 콘텍스트를 텍스트 안에 심어놔야 한다.
이 세 측면을 가 가지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렇게 하다보면 인생론이 된다. 
 
 
유시민의 인생론이 담긴 ‘어떻게 살 것인가’ 책이 나오기도 했다.
원래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쓴 책이다. 출간 당시가 2013년 초였다. 내 책 독자가 대부분 1번이 아닌 다른 번호를 찍는 분들이 많은데. 출판사에서 안 그래도 대통령 대선 결과로 패닉 상황에 책 제목을 ‘어떻게 죽을 것인가’로 내면 곤란하다 해서 제목을 바꾸고 내용을 손봤다. 원래 제목이 더 나았다는 생각이 책을 내고 나서 계속 든다. 
 
 
다른 인터뷰에서 민주화 운동이 ‘세대가 짊어지는 십자가’ 라고 말했다. 그럼 지금 세대가 짊어지는 십자가는 무엇인가. 
우리 시대는 국가가 악을 행했다. 나는 이 나라에 1950년대 말에 태어나 그런 시대를 살았던 것은 운명이었다고 받아들인다.
나는 그렇게 받은 운명 중에 일부를 바꿔보려고 노력했다. 운명이라면 운명 속에서 내가 최선을 다해 의미 있게 살고 싶어서다. 
그렇게 각자가 받은 운명 중에서 개인 차를 제외하고 동시대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부딪치는 어떤 환경을 ‘그 세대의 십자가’로 표현했다.
지금 세대의 십자가는 무한 경쟁이다. 무한 경쟁이라는 이 세대의 십자가는 우리 세대는 받아본 적이 없다. 그러니까 ‘어떻게 할까요’라고 물어봐도 우리도 답이 없다. 그러니까 귀하들이 알아서 돌파해보시라. 
운명으로 받은 환경에 대해 일부라도 바꿔보려고 분투할 것이냐, 아니면 운명 속에서 내가 개인적으로 의미를 추구하면서 살아갈 것이냐. 이 모두가 실존적 개인들이 내려야 될 선택이다. 정답은 없다.
 
 
다음에는 어떤 분야 책을 쓰고 싶은가
원래 요리에 관한 책을 쓰고 싶었는데, 기획을 3년 묵히는 사이에 ‘쿡방’(요리 프로그램) 전성시대가 돼버렸다. 지금 그걸 쓰면 대세에 편승하는 것처럼 될 것 같아 기획을 보류했다. 우리는 없이 살아도 자존심도 중요하기 때문에. (웃음)
그래서 지금 뭘 쓸지 고민 중이다. 역사, 정치 말고 음식, 여행처럼 우리는 행복하게 만드는 것에 대해 관심이 있는 편이다.
 
 
이름처럼 시민으로 돌아온 삶은 어떤가.
편하고 좋다. 예전에도 시민이지만, 공적인 의무 속에서 살지 않아도 된다는 것 자체가 주는 안도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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