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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1만8000신, 유럽인 시각·기법으로 풀어낼 거예요”전시회 공개모금 시작
리투아니아인 아그네
조문호 기자  |  jejusinmu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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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0.01  13:4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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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의 1만8000여신을 자신만의 기법으로 담아내겠다는 리투아니아인 아그네 라티니테(Agne Latinyte)가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주신문.

육지와 오랫동안 동떨어져 발전해온 제주의 전통은 ‘육짓것들’에겐 낯설면서도 신기하다. 걔중에는 해녀와 정낭처럼 익숙하면서도 무언가 뜻 깊은 맛이 예술적 영감을 자아낸다.

제주의 1만8000신도 그렇다. 토속신앙 배척 때문에 육지에 있는 신의 존재가 대부분 사라진 것과 달리 제주도는 아직 숱한 신들의 혼이 살아있는 환상의 섬이다.

이를 예술로 담아내는 작업도 이어지고 있는데, 특히 외국인의 시선으로 표현하는 작품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미국인 조이 로시타노(Joey Rositano)의 다큐멘터리 작업이다.

이미 ‘신들의 세상: 조이가 매료된 제주 신당이야기’를 선보인 로시타노는 줄곧 ‘제주신화’를 주제로 다큐멘터리 작품을 하고 있다.

로시타노를 이어 또다른 작업이 최근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렸다. 리투아니아인 아그네 라티니테(28·Agne Latinyte)는 지난달 18일 SNS를 통해 자신의 프로젝트 출범을 선포했다. “제주의 신화를 유럽의 동판화와 한국화를 접목시켜 표현해 보려는 것”이다. “내년 8월까지 준비해서 전시한다”는 계획이었다.

아그네는 이 전시회를 “한국뿐만 아니라 전세계를 상대로 할 것”이란 당찬 포부를 밝혔다. 지난달 21일 오전 아그네를 만나 낯선 나라에서 찾아온 그가 어떻게 제주의 신에 관심을 갖고 미술작품으로 담아내려고 했는지 물었다.

 

   
▲ 제주의 1만8000여신을 자신만의 기법으로 담아내겠다는 리투아니아인 아그네 라티니테(Agne Latinyte)가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주신문.
◆자신만의 작품전 열기 시도

아그네는 “제주도는 개인적으로 천국”이라고 했다. “너무 좋은 사람 많이 만나고, 매일매일 행복하게 보내는” 곳이 바로 제주도였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아름답고 마음 따뜻한 사람들과 매일매일 보내는 곳”에 관심을 갖고 애정을 기울이는 것은 당연한 법.

아그네가 제주도에 특별히 애정을 기울인 대상은 바로 신이었다.

“어릴 적부터 신화를 좋아했다. 잠들기 전 동화책을 읽은 것이 아니라 발트신화를 읽었다”는 것을 보면 피할 수 없는 숙명이었다.

아그네가 그 숙명과 마주한 것은 2년전 1월 제주의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연 전시회 때였다. 아그네가 그린 발트신 작품을 보고 누군가 “제주에도 비슷한 신화가 있다. 한 번 그려보라”고 제안했다.

“좀 더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권 안 되지만 영어로 된 제주신화 소개책을 다 읽어봤다. 제주의 신화 작업을 하는 사람들과 얘기도 나눴다. 제주 사람들과도 대화하고 질문을 던졌다.”

“작품을 위해서는 먼저 ‘느껴야 한다’”는 아그네는 그후 1년을 제주신화에 대해 ‘느끼는’ 작업을 펼쳐왔다. 그리고, 이제 그 느낌을 작품으로 펼쳐내고 있다.

 

◆신기한 경험 바탕으로 작업

아그네는 이보다 앞서 제주도의 신과 신기한 조우를 했다.

“2012년 처음 제주도를 찾았을 때 친구들과 신화 관련 순례차 강정에 있는 신당을 들렀다. 마음 속으로 ‘전시하게 해달라’고 빌었는데, 그날밤 게스트하우스 주인을 만나 바로 전시회 일정을 잡았다.”

이날의 신기한 경험은 아그네가 제주도의 신화의 묘한 매력에 빠지게 했다. 아그네는 “이 경험 이후 신당을 다시 찾았다. 이번에는 1000원짜리 지폐를 공물로 바쳤다”며 웃었다.

경희대학교에 교환학생으로 지내던 시절, 서울에서 만난 제주프랑스영화제 고영림 집행위원장과의 만남 이후 제주와의 인연은 이런 식으로 전개됐다.

그 이후 아그네는 2013년 여름방학을 아예 제주도에서 보냈다. 그해 2학기를 성균관대 교환학생으로 지낸 아그네는 겨울방학도 제주에서 지냈다.

이미 제주도에 푹 빠진 아그네는 마지막 학기였던 2014년 1학기 내내 서울과 제주도를 오가며 살았다. 그해 6월 종강 이후 ‘제주 위클리’ 인턴기자 생활을 했다. “틈만 나면 제주도에 왔다”는 얘길 하는데 거의 매주 수준이었다.

“홍대 예술시장에서 수공예품이 많이 팔리면 그날 저녁에 바로 제주도를 찾았다 수업이 있는 화요일 오전에 가곤 했다.”

그리고는 지난해 6월부터 기약 없는 제주살이가 시작됐다.

 

   
▲ 제주의 1만8000여신을 자신만의 기법으로 담아내겠다는 리투아니아인 아그네 라티니테(Agne Latinyte)가 자신이 만든 공예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주신문.

◆동판화에 한국화 접목 구상

아그네의 제주신화 작업은 동판화와 한국화를 접목시켜 표현될 예정이다. “한국에서는 유럽의 동판화가 생소하고, 반대로 유럽에서는 한국화에 대한 인식이 아직 낮은 까닭”에서다.

내년 8월까지 작업 예정이다. 한국에서만이 아니라 전세계를 상대로 작업 중이다.

아그네는 “나의 작품으로 ‘제주도의 신화’를 보여 줄 거”라면서 “한국어뿐만 아니라 영어와 일어, 프랑스어, 러시아어를 구사할 줄 안다. 보여주는 것을 넘어 제대로 설명도 할 수 있다”고 당차게 말했다.

아그네는 자신의 작업 가치에 대해 “책 속에만 있는 신화는 죽은 신화다. 그림으로 전시하면 살아있는 ‘문화’가 된다”고 했다. “제주의 신화를 외국인이 제대로 표현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외국인의 눈으로 바라본 제주신화 표현 자체가 의미있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아그네는 최근 자신의 전시회 자금 마련을 위해 공개적으로 모금을 시작했다. 동판화 작업에 돈이 많이 들고, 작업에 전념하고 싶기 때문이다. 모금액이 충분하면 공방 마련도 생각하고 있다.

이를 “작가들이 원하는 시간에 자유로이 사용할 수 있는 ‘오픈 스튜디오’로 만들겠다”는 것이 아그네의 꿈이다.

 

후원 계좌:

제주은행 01-02-658752 LATINYTE AGNE

우리은행 1002-347-904062 LATINYTE AGNE

Swedbank LT417300010125504514 AGNE LATINYTE

페이팔(Paypal): a.latinyte@gmail.com

작품 구매: www.etsy.com/shop/MostFabulo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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