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
오피니언시로여는제주아침
마음의 고향·4
제주신문  |  jejupress@jejupress.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7.05.25  14:21:19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마음의 고향·4

내 생애 그런 기쁜 길이 남아 있을까
중학 1학년,
새벽밥 일찍 먹고 한 손엔 책가방,

한 손에 영어 단어장 들고
가름젱이 콩밭 사잇길로 사잇길로 시오리를 가로질러
읍내 중학교에 도착하면
막 떠오르기 시작한 아침 해에
함뿍 젖은 아랫도리가 모락모락 흰 김을 뿜으며 반짝이던,
간혹 거기까지 잘못 따라온 콩밭 이슬 머금은
작은 청개구리가 영롱한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며 팔짝 튀어 달아나던,
내 생애 그런 기쁜 길을 다시 한 번 걸을 수 있을까

-이시영의 ‘마음의 고향·4’ 모두

한남리 머체왓숲길은 마을 하나를 품고 있다.

‘4·3’으로 잃어버린 ‘머체골’이다. 몇 년 전, 걷기 열풍으로 이 숲길이 열리지 않았다면 머체골의 존재도 역사 속에 감감 묻힐 뻔 했다. 70여 년 전, 거기엔 새벽밥 일찍 먹고 한 손에 책보를 든 소년이 시오리 산길, 냇길을 달려 의귀초등학교를 다녔다. 8순을 넘긴 문태수씨다.

‘명개’ ‘독고리’ ‘보리탈’을 따먹고 ‘삥이’를 뽑아 먹으며 오가던 그 길이, 마냥 기쁘고 즐거웠다고 한다.
그러나, 지나간 길만 기쁜 길이 아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있는 한, 아직 걸어 보지 못한 길도 설레고 기쁜 길인 것이다.

느릿느릿 돌아 들 돌담길, 노을길, 그렇게 남은 길들이 있음이 상상만으로도 기쁘지 아니한가.
오승철 시인


< 저작권자 © 제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제주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신문사소개고충처리인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63113)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도공로 9-1(도두일동)  |  대표전화 : 064)744-7220  |  팩스 : 064)744-7226
법인명: ㈜제주신문  |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제주 아 01014   |  등록일 : 2007년 2월 12일  |  대표이사/발행인/편집인 : 부임춘
청소년보호책임자 : 부임춘
Copyright 2011 제주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ejupress@jejupres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