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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홧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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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23  14:4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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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센 파뿌리 머리 위에도 잽싸게 올라앉고
배꼼이 열린 문도 황급히 파고드는 내가

초미니
살랑거리는

엉덩이는 오죽 하것소

구박 덩어리로 태어나 만민의 적이라오
질펀한 막춤에 눈물 콧물로 울어주오

봄날에

휘날리고픈 것
어디 사람 뿐이것소

-심인자의 ‘송홧가루’ 모두

마치 질펀한 판소리 한 대목을 듣는 듯하다.
풍자와 해학이 있고, 남정네의 마음을 홀리는 관능미가 있다.
봄날이면 휘날리는 것이 송홧가루 뿐이랴, 초미니 엉덩인들 살랑거리고 싶지 않으랴.
하필 소나무의 사랑방식은 수꽃 가루를 암꽃에 옮기는 바람을 선택하였다.
사랑이 지나쳐 소나무 숲 인근만 아니라, 새의 둥지는 물론 닫아 둔 창문 틈까지 여지없이 파고든다. 상사병처럼 꽃가루알레르기로 눈물 콧물 범벅을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 솔숲이 기후변화와 재선충으로 점차 우리 곁을 떠나고 있다. 언젠가는 송홧가루가 그리워질지 모른다. 그래서 그런지 이 봄날 노란 수작질이 저렇듯 정겹고 경이롭다. 오승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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