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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한 한 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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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25  12:4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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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당신이 보고 있는 달과
내가 바라보고 있는 달이 같으니
우리는 한 동네지요

이곳 속 저 꽃
은하수를 건너가는 달팽이처럼
달을 향해 내가 가고
당신이 오고 있는 것이지요
이 생 너머 저 생
아득한 한 뼘이지요
그리움은 오래되면 부푸는 것이어서
먼 기억일수록 더 환해지고
바라보는 만큼 가까워지는 것이지요
꿈속에서 꿈을 꾸고 또 꿈을 꾸는 것처럼
달 속에 달이 뜨고 또 떠서
우리는 몇 생을 돌다가 와
어느 봄밤 다시 만날까요

-권대웅의 ‘아득한 한 뼘’ 모두

달의 시인 권대웅. 그가 얼마 전엔 ’그리운 것은 모두 달에 있다‘는 책을 냈다.
우리가 놓쳐버린 일, 우리가 떠나보낸 모든 사람들이 계수나무, 떡방아, 토끼와 함께 거기에 있다.
내가 보는 달과 당신이 보고 있는 달이 같기에 같은 달을 바라보고 섰는 우리는 한 동네에 있는 것이요, 달팽이처럼 느리게 가더라도 언젠가는 서로 만날 것이다.
그러니 이 생과 저 생 사이도 아득한 한 뼘에 불과하다.
‘달 속에 달이 또 뜨’는 몇 생의 기다림 끝에, 구실잣밤나무의 꽃향기 그윽한 어느 봄밤, 우리 다시 만나자. 이 못난 그리움아. 오승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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