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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백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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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27  14:3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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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는 입버릇처럼 식구들 몰래 내게만
이불 속에 칠백만원을 넣어두셨다 하셨지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뒤

이불 속에 꿰매두었다는 칠백만원이 생각났지
어머니는 돈을 늘 어딘가에 꿰매놓았지
대학 등록금도 속곳에 꿰매고
시골에서 올라왔지
수명이 다한 형광등 불빛이 깜빡거리는 자취방에서
어머니는 꿰맨 속곳의 실을 풀면서
제대로 된 자식이 없다고 우셨지
어머니 기일에
이젠 내가 이불에 꿰매놓은 칠백만원 얘기를
식구들에게 하며 운다네
어디로 갔을까 어머니가 이불 속에 꿰매놓은 칠백만원
내 사십 줄의 마지막에
장가 밑천으로 어머니가 숨겨놓은 내 칠백만원
시골집 장롱을 다 뒤져도 나오지 않는
이불 속에서 슬프게 칙칙해져 갈 만원짜리 칠백 장

-박형준의 ‘칠백만원’ 모두

웃으면서 읽었는데 읽고 나니 가슴에 찡하니 물기가 묻어난다.
좋은 시란 그런 것이다. 바로 우리 어머니 이야기다.
이 시는 2016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시 93편 중에서도 최고의 시로 뽑혔다.
해설을 생략하는 것이 이 시에 대한 예의일 것 같다. 오승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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