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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검은이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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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31  10:4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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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벌도 오월이면 그 때가 한창이다.
철따라 꿀을 따는 장돌뱅이 가장의 길
아버지, 깡마른 등짝, 그 오름에 오른다.

봉분도 풍장 치르면 돌 몇 덩이 남는 걸까

좌보미 오름에서 올려다본 동검은이
야성의 산길을 돌아 두 개 뿔로 가고 있다.

화산도 제주의 땅 신성한 오름처럼
그래도 내색 않는 불경기의 땀방울

비릿한 아버지 냄새, 면포 두른 분봉(分蜂)의 시간

-강현수의 ‘동검은이오름’ 모두

 

철 따라 꽃 따라 벌통을 옮겨 다니는 아버지.
영락없는 장돌뱅이, 그 깡마른 등짝이 무척이나 안쓰러운 것이다.
두 개의 뿔이 달린 동검은이오름이 야성의 산길을 돌아가듯이, 아버지도 그렇게
꿋꿋이 세파를 헤쳐 나가길 바라는 시인의 소망이 그대로 담겨 있다.
지금쯤 동검은이오름엔 사발 깨듯 꿩소리가 한창이겠다. 내일쯤 나도 그 오름에 올라
마치 하늘에 뜬 것 같은 칼날 능선을 걸어봐야겠다. 오승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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