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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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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13  11: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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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어진 비닐하우스
새끼 고양이 네 마리를 낳아놓고
어미는 오지 않았다

밤바람이 영혼 하나를 데려갔는지
한 마리는 이미 식어 있고
나머지 셋은
서로의 숨결 끌어안은 채
데워지지도 않은 햇살을
돌아가며 핥았다

비닐에 깔려 있던 꽃들이
서둘러 노란 가스 불을 켰다

-길상호의 ‘민들레’ 모두

양지가 밝을수록 음지는 더 어두워진다.
눈도 채 뜨지 못하는 어린 목숨 셋이서 데워지지도 않은 햇살을 돌아가며 핥아주는 모습, 차라리 눈을 감을 수밖에 없다.
이 땅엔 꼼지락대는 저 생명들 같이 희망의 언어도 모른 채 살아가는 이들이 얼마나 많을 것인가.
오늘은 혹 길고양이를 만나도 쫓아내거나 돌팔매를 하지 말아야겠다.
저것이 먹이를 구하느라 새끼들 옆으로 여태껏 못 돌아 가는 어미 고양이인지 모르니깐.
때마침 민들레꽃이 서둘러 노란 가스 불을 켰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찢어지게 가난한 비닐하우스에 나도 안쓰러워 손 한 번 내밀어 본다. 야옹! 오승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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