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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탄 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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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24  14: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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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다!
뜻밖인 듯 아이가 소리친다
전동차 한 곳으로 옮겨 붙는 시선들

가녀린 나비 한 마리 가는 길 묻고 있다

깜박 졸다 지나친 역 여긴 어디쯤일까
무심코 따라나선 꽃향기 사라지고
이제야 보이는 수렁 너무 깊이 들어왔나

축 처진 어깨처럼 한풀 꺾인 날갯짓
전동차 손잡이에 애처로이 매달릴 때
인생길 잠시 접은 채

나비가 된 승객들

-이광의 ‘지하철 탄 나비’ 모두

별것도 아닌데 이렇게 시가 된다.
이 땅의 살아 있는 것들은 자의든 타이든 제 영역을 이탈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나비 한 마리도 그렇다. 우연히 전동차가 지나는
길에 있었을 따름인데, 아이가 ‘나비다!’ 소리치는 순간, 나비는 사람들에게
사람들은 나비에게 가는 길을 묻게 된다.
날갯짓이 한 풀 꺾인 나비나 어깨가 축 처진 승객들이나 모두 전동차 손잡이에
매달린 채 흔들리며 가는 한 생 아니랴!  오승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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