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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배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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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28  14: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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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뻔질나게 돌아다니며
외박을 밥 먹듯 하던 젊은 날
어쩌다 집에 가면

씻어도 씻어도 가시지 않는 아배 발고랑내 나는 밥상머리에 앉아
저녁을 먹는 중에도 아배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니, 오늘 외박하나?
-아뇨, 올은 집에서 잘 건데요.
-그케, 니가 집에서 자는 게 외박 아이라

집을 자주 비우던 내가
어느 노을 좋은 저녁에 또 집을 나서자
퇴근길에 마주친 아배는

자전거를 한 발로 받쳐 선 채 짐짓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아야, 어디 가노?
-예… 바람 좀 쐬려고요.
-왜, 집에는 바람이 안불다

그런 아배도 오래 전에 집을 나서 저기 가신 뒤로는 감감 무소식이다.

-안상학의 ‘아배생각’ 모두

안동출신인 시인이 아배생각을 하면서 시를 쓰는 동안
제주출신인 나는 우리 아방생각을 하면서 시를 읽었다
젊은 날은 일도 많고 핑계도 많으니 집이 곧 밖이고 밖이 곧 집이 된다
시인은 시집을 내면서 보고 싶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곁에 없다고 썼다
아배처럼 이 세상 사람이 아니거나 헤어진 사람들이거나 만날 수 없는 사람이거나
만나기 어려운 사람이라고 썼다
그래 맞다. 나도 그렇다 집에 있건 밖에 있건 아방소식은 어디에도 없다.
오래전에 집을 나가서 감감무소식이다.  오승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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