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이서희 기자] 전국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계란과 닭고기, 오리고기 등의 소비자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제주도 AI 사태 여파로 전국 가금류 반입 금지 조치에 들어갔지만 물가는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26일 경북 경주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진돼 전국 29개 농장으로 늘었다. 전남 8건, 경기 7건, 전북 6건, 경북·충남 각 3건, 충북 2건 등이다. 제주와 경남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AI가 감염되면서 방역 당국은 농장 간 수평 전파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특히 제주는 AI 방역을 위해 지난 3일 0시부터 전국의 가금류(닭, 오리)에 대한 반입을 금지했다. 또 전북, 경북(대구), 전남(광주), 경기(서울·인천), 충북, 충남(천안) 지역의 가금 생산물에 대해서도 반입금지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이에 닭고기와 계란, 오리고기 등의 수급 문제에 따른 물가 급등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현재까지는 공급에 차질이 없어 소매가는 평년과 비슷하거나 더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제주지역 계란 평균 소매가는 30개 6240원이다.

이는 평년 계란 가격인 6380원 보다 140원 가량 저렴한 수준이다.

닭고기 평균 가격 역시 1㎏당 6390원으로 평년 가격(6159원)을 소폭 웃돌고 있지만 전년(6590원) 보다는 싼 편이다.

현재까지 제주에서 AI로 인한 닭고기, 계란 등 수급 문제는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AI가 확산될 경우 ‘금계란 시대’가 올 수 있다.

지난달 17일 구좌읍 하도 철새도래지 야생조류 분변에서 고병원성 AI항원(H5N8형)이 확인된 이후 종달, 강정, 애월지역에서 AI 항원이 추가로 검출된 바 있으며, 육지부 가금(닭, 오리, 메추리)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이에 제주도는 AI 특별방역대책 추진 상황실을 24시간 운영하는 긴급 방역체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광역방제기를 활용해 도내 야생조류 고병원성 AI 바이러스 검출지점 및 주변도로에 대한 집중 소독도 실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