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4일 오영훈 당선인 인수위원회가 제주웰컴센터에서 '20개 상장기업 육성·유치' 정책아카데미를 개최해, 공약 실행을 위한 로드맵이 제시됐다. 사진=다함께미래로준비위원회

[제주신문=전아람 기자] 오영훈 제주도지사 당선인이 제시한 20개 상장기업 육성·유치 공약이 걸음마 수준에 그친 추상적 논의만 오가고 있어 임기 내 실현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섞이고 있다.

 지난 5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국내 매출 상위 10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의 지방 이전 및 지방 사업장 신·증설에 관한 의견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90%는 지방 이전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을 고려하는 기업들은 사업확대(29.2%)와 교통·물류 환경의 입지(27.1%)를 이유로 들었다. 이전의 큰 장애물로 꼽은 것은 교통·물류 애로(23.7%), 인력 확보 애로(21.1%)였으며, 지방 이전 시 필요한 인센티브에는 교통·물류 인프라 지원(22.8%), 인력확보 지원(18.6%)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제주로 이전을 희망하는 기업은 1.9%에 불과했으며 과반수는 대전·세종·충청 지역을 희망지역으로 응답했다. 해당 권역을 선택한 이유도 교통·물류 인프라로 응답한 비율이 60.5%에 달했다.

 매출 상위 기업들 가운데 비상장 기업들도 존재하지만 많은 수가 상장기업인 점을 감안하면 당선인의 공약은 상장기업 유치여건 마련서부터 난관이다. 교통·물류 열악지로 분류되는 제주의 인프라 문제와 경쟁력 있는 인재 확보, 인력의 유지를 위한 정주여건 개선등이 우선 뒷받침이 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다른 지자체들이 제주보다 훨씬 앞서 기업 육성과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도 제주의 경쟁력이 크지 않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경상북도는 지난 17일 민선8기 출범에 앞서 전직 장관, 국내 굴지의 대기업 임원 출신, 금융전문가 등의 위원들로 구성된 ‘투자유치특별위원회’를 출범했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대대적으로 국내투자를 확장한다는 기조를 밝힘에 따라 이에 맞춰 100조원을 투자유치 목표로 삼고, 기업유치 인센티브를 전국 최고 수준으로 높이는 한편 산업 인프라 구축과 광역 경제권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대전광역시는 지역 내 유망 중소·벤처기업을 발굴해 투자유치와 상장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기업상장(IPO)프로그램‘을 2019년부터 운영중이다. 지역 강소기업에 기업맞춤 IPO 전문 프로그램을 제공해 네트워킹 확대, 컨설팅을 제공하는 한편 상장기업의 몸집 키우기에도 전폭 지원하고 있다.

 반면 제주는 아직 제주테크노파크를 중심으로 도내 강소기업의 예비 상장기반 마련을 지원하는 수준에 머무른다. 또한 전세계적 고유가 상황, 경제 침체는 물론 높은 환율로 인해 국내기업들의 경제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이 향후 기업의 미래가치도 중요하게 평가되는 상장심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도내 상장기업을 대폭 늘려 이를 통해 제주의 경제 체급을 확대하는데 수많은 장애물이 존재하는 만큼 민선8기 제주도정이 출범 이후 기업상장을 위한 제반여건 마련에 어떤 세부 전략을 세울지에 관심이 쏠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