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전아람 기자] 전국 각 지자체들이 기업유치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발빠르게 대응하면서 구체적 전략을 공개하고 있으나 오영훈 도정의 ‘상장기업 20개 육성·유치’ 공약에는 이렇다 할 핵심 전략이 나오지 않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기업유치 도 전담부서로 ‘산업정책팀’ 신설이 예고됐지만 물류·인력 등의 열악한 인프라와 기업이전 인센티브가 마련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는 기업유치 경쟁에서 제주가 뒤쳐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충청북도는 26일 우수기업 대기업 중심 첨단우수기업 60조원 달성을 목표로 반도체, 바이오헬스, 이차전지, 수소에너지 관련 기업을 유치한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다른 지역과의 경쟁을 위해 기업 투자유치 보조금을 3000억원 이상으로 상향, 연간 330만㎡ 이상 산업용지 공급, 외국인투자 및 수출기업 유치 자유무역지역 33만㎡ 지정, 벤처임대단지 8만5000㎡ 신규 조성 등이 세부 방안으로 소개됐다.

 전라북도도 대기업 계열사 5개 유치를 기본 목표로 설정하고 새만금을 통해 대규모로 공급 가능한 사업용 부지를 강점으로 공략하고 있다. 기업이전 비용에 있어 높은 부분을 차지하는 사업용지 매입 부담을 낮추고 장기임대로도 공급한다는 방안을 포함, 지역입주 기업에 세제 혜택을 줄 수 있는 법개정과 초광역 지역공동체에 대응하는 특별자치도 출범을 이끌어 낸다는 구상이다.

 제주도가 신성장분야 IT, BT 기업을 위주로 유치에 나선다는 계획이나 IT산업 성장에 있어서도 지역간 경쟁은 치열하다. 지난 1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70% 이상의 ICT기업들이 수도권에 집중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지역 디지털 혁신거점 조성계획을 밝혔다. 거점이 되기 위해서는 기업입주공간과 우수인재 풀을 구성할 수 있는 정주여건이라는 전제가 따라야 하는데 과기부에 따르면 제주는 ICT 기업수에서 전국의 0.5%, 매출액은 0.8%에 불과하는 등 디지털 기업 생태계에 있어서 존재감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이같은 문제의식은 27일 제주도의회 제408회 임시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에서도 나왔다. 고태민 의원(국민의힘, 애월읍갑)은 “상장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법인세를 낮추거나 면제해 기업이 이전할 장점이 있어야 하는데 국세권한이 이양이 안되고 있다”면서 ”제주의 높은 지가가 기업유치에 있어 장애가 된다. 기업유치 인센티브를 전국 최고 수준으로 높이고 산업 인프라 구축 지원 계획이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