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주도의회

[제주신문=전아람 기자] 제주도가 현행 도시계획조례를 상위법 변경에 따른 불가피함으로 개정필요성 설득에 나섰지만 불가피한 규제를 양산한 당사자로 지목되며 도민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는 쓴소리가 쏟아졌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송창권)가 18일 도의회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제주특별자치도 도시계획 조례 개정안 도민의견 수렴을 위한 토론회’는 조례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제출하려는 사람들로 가득차 도민들의 큰 관심사안임을 보여줬다.

 현주현 제주도 도시계획과장은 조례개정 취지를 소개하며 개정배경을 2021년 환경부가 내린 유권해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설명에 따르면 제주도는 공공하수를 통해서만 하수배출을 할 수 있도록 하면서 이로 인한 건축제약을 완화하고자 몇차례 제도정비로 개인오수처리시설이 허용되는 예외기준을 만들어, 그간 하수처리구역 외에서는 예외기준을 충족하면 건축행위가 가능했다.

 하지만 환경부는 공공하수도를 이용하려면 하수처리구역으로 편입해야 한다고 해석, 현행 제도가 유지될 경우 사실상 하수처리구역이 아닌 동지역의 개발행위가 가로막히게 된다.

 도는 이 때문에 동지역 자연녹지지역에 300㎡ 미만 단독주택, 800㎡ 미만 근린생활시설은 개인오수처리시설을 갖추면 건축행위를 허용하고, 읍·면지역은 기존 300㎡ 미만 단독주택, 800㎡ 미만 근린시설 기준을 각각 500㎡, 1300㎡까지 높인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토론회 참석자들은 규제조정의 원인을 도 전역에서 발생한 하수를 공공시설로 소화할 수 있는 기반시설을 마련하지 못한 행정의 잘못에서 찾았다.

▲ 도시계획조례 개정방향에 대해 불만을 가진 도민들이 18일 의견수렴 토론회에서 불만의 메시지를 드러냈다. 사진=제주신문

 강봉유 제주도건축사회장은 “하수도법은 개인오수처리가 가능하다고 돼 있어 법에는 문제가 없다. 철저한 관리감독할 기구를 고민해야지 용도와 규모를 제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고성찬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제주지부장은 “(조례개정안은)하수처리장이 포화돼 나온 규제다. 일부 완화된 부분도 있으나 수소연료시설 건폐율 완화 등 보편적 수요가 아닌 특정인들을 위한 완화”라며 “생색내기”라고 평가했다.

 나봉길 교래리장은 “(개정안은)중산간 마을을 초토화하려는 것”이라며 충분한 주민소통이 부족했음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토이용법은 용도지역으로 충분한 규제를 하는데 새롭게 표고 300m이상 지역을 추가 규제한다는 발상은 난개발 방지를 빙자한 과도한 이중규제”라며 조례가 실제 개정될 경우 법적 대응을 불사하겠단 의지를 밝혔다.

 도민들의 질타도 이어졌다. 사계리 주민A씨는 “하수처리장 증설 계획해놓고선 못하고 있는 피해는 도민만 입는다”며 “민간인이 투자해 하수관로를 연결하겠다는데도 행정이 허가 안한다”고 원성을 높였고, B 건축사는 “각종 심의, 환경영향평가가 난개발 방지 역할을 하고 있는데 기반시설인 하수관을 기준으로도 (건축을)제한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조례개정을 반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