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병삼 제주시장이 10일 오전 제주시청 기자실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이날 개막하는 2023 제주들불축제에서 오름불놓기 행사 등 '불'과 관련된 일련의 행사들의 취소소식을 전하고 있다. 사진=제주시

[제주신문=전아람 기자] 제주들불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오름불놓기’ 행사가 전면 취소됐다. 전라, 경상 등 전국적으로 다발적인 산불이 발생한 것과 관련 산불경보 ‘경계’태세가 내려지고 전국적으로‘산불특별대책기간’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2023 제주들불축제에서‘불’과 관련된 프로그램은 모두 취소된다. 오늘(10일) 들불 희망불씨 모심 퍼포먼스, 광장 소원달집 태우기, 내일(11일) 제주화산쇼(불꽃놀이), 달집점화, 오름불놓기 등이다. 

지난 5일 산림청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올들어 184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특히 지난주말부터 매일 10건 이상의 산불이 여러 지역에서 일어나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 단계가 ‘경계’로 상향됐다. 경계단계는 산불위험지수가 66이상인 지역이 70%이상일 경우 발효된다.

강병삼 제주시장은 10일 오전 제주시청 기자실에서 긴급브리핑을 열고 올해 오름불놓기 행사 취소 소식을 알리고 시민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강 시장의 설명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발령되는 산불 ‘경계’단계에서는 제주지역의 산불위험지수가 낮더라도 산불위험성이 큰 행사를 할 수 없다. 산불경보 발령상태에서 일부 지역만 예외를 두는 제도장치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제주시가 축제 개최를 앞둔 최근 며칠간 산림청과 조율에 들어갔지만 현재 규정상으로는 제주지역의 산불발생위험지수가 낫더라도 불가능하다는 산림청의 회신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강 시장은 “제주시가 자의적으로 (규정을) 해석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했다.

제주들불축제의 불놓기 행사가 취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1년 구제역 파동, 2020년 코로나19, 2022년 강원지역 대형산불로 인해 전격 취소된 바 있다. 강풍이나 비로 연기된 적은 있으나 올해 행사는 산불위험을 집중관리하는 기간이 지속되는 만큼 제주시는 축제 연기보다는 불관련 행사 취소로 가닥잡았다. 

제주들불축제가 매년 산불위험이 높은 기간에 개최되고 있었던 만큼 행정의 대처능력에 대한 지적과 함께 축제 자체의 시기변경 필요성에 대해서도 기자들의 지적이 집중되자 강 시장은 “추후 축제평가위원회에서 이를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환경단체들로부터 오름에 불을 피우는 행위가 기후위기 시기에 역행한다는 비판도 받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해서도 시민들의 의견을 듣을 것이라고 했다.

강 시장은 “제주들불축제는 일방적으로 준비하는 행사가 아니고 20년 넘게 유지되며 수만, 수십만명이 오는 행사”라며  “행정에서 일방적으로 검토할 것이 아니라 시민의견을 수렴하면서 (수정)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직자들과 시민참여 프로그램이 있다 보니 시민분들이 기대감에 차며 준비해왔다. 다른 부대행사, 공연들이 있다. 사람의 의지로 되지 않는 어려움이 있으니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오름불놓기 해사 외에 10일 오후 개막행사, 마상마예공연 등 즐길거리와 볼거리, 먹거리 행사 등은 계획대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