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주시

[제주신문=전아람 기자] 4·3유족과 도민들로부터 강력한 반발을 샀던 ‘4·3폄훼 현수막’이 31일부터 강제 철거된다.

 강병삼 제주시장은 30일 제주시청 기자실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제주시장·서귀포시장 공동입장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강 시장은 “절차나 법률적 검토를 핑계 삼아 판단을 지체한 것도, 그 사이에 유족의 아픔을 행정보다 더 고민하던 시민이 먼저 행동하게 한 것도 사과 드린다”며 빠른 강제철거에 착수한다고 말했다.

 강 시장은 이날 오후 제주도의회 4·3특별위원회가 소집한 ‘4·3현수막’ 관련 긴급 현안보고에서 불거진 제주도와 행정시 간의 ‘엇박자’ 논란도 해명했다.

 제주도는 현수막 강제철거 여부에 대해 아직 법적 자문을 얻는 중이라고 밝힌 반면 제주시는 먼저 외부 자문검토를 마치고 현수막 강제철거가 가능하다고 답변, 제주도정이 4·3특위 위원들로부터 소극행정이라며 질타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강 시장은 “옥외 광고물은 행정시 업무이기 때문에 행정시가 주관해 이 부분을 검토하고 결정하는게 맞다. 그 과정에 도의 의견도 당연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당초 도가 선관위에서 검토 의견 회신을 받은 후 추가적으로 4·3특별법까지 검토하면서 시간이 더 걸려 의견 차이처럼 보였던 것”이라며 “추가 검토가 더해지며 검토 의견이 단단해진 것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강 시장은 선관위가 문제의 현수막이 ‘정당한 정당활동’의 영역으로 보고 강제철거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과 반대로 4·3특별법을 위반한 정당하지 않은, 보호되지 않는 정당의 활동이라고 설명했다.

 4·3특별법은 누구든지 공공연하게 희생자와 유족을 비방할 목적으로 허위의 사실이나 명예를 훼손해선 안된다고 규정돼 있어(13조), 현수막의 내용이 이 규정을 위반해 정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행정의 철거의지를 믿고, 현수막을 자력으루 훼손하는 일을 절대 삼가달라”며 행정시로 일임해달라는 강력한 당부의 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