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양용만, 한동수, 한권 의원

[제주신문=전아람 기자] 제주형 행정체제개편 움직임이 정해진 타임테이블 맞추기에만 급급, 최전선에 있는 도의원들조차 설득시키지 못하고 있다.

 현재 기존 광역단층 행정체제의 성과분석 이후 적합한 행정계층구조를 선별을 마친 행정체제개편 공론화 용역은 오는 8월 구역설계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기초단체 부활을 위해 기존 제도성과 분석, 계층구조 도출, 권역조정, 광역-기초단체 사무배분, 지방정부 기관구성형태 결정 등 각 단계마다 일반 도민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은 제도적 이해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설명도, 이해의 시간도 주어지지 않고 있다.

 문제는 도민의 대표이자, 밀착거리에서 변화의 방향성을 살피는 소관 상임위원회조차 추가적인 설명과 용역의 보완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음에도 그에 대한 답변이나 시정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18일 제주도의회 제419회 임시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강철남) 1차 회의에서 행정개편 초기 추진단계서부터 제기된 제주형 행정체제 도입과 관련한 지적과 비판이 또다시 쏟아졌다.

 이날 양용만 의원(국민의힘, 한림읍)은 “어떤 문제점이 있어 법인격 갖춘 기초단체를 부활하자고 하는지 설명이 상당히 부족하다”며 기존 복층제 행정체제와 현행 제도를 분석한 장단점이 충분히 주민들에게 소개되지 않고 있다는 시각 아래 “이러다 용역비 날리고 시간만 가 흐지부지 되는게 아닌가 걱정된다”고 했다.

 최근 계층모형 도출안이 공개되며 ‘정해놓은 답’이라는 논란이 이는 것과 관련, 한권 의원(더불어민주당, 일도1·이도1·건입동)은 “현 상황의 문제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해 온 대로 계속해 나가면 제주형 행정체제 도입을 장담하기 어렵다”며 혼란스런 상황전개를 꼬집었다.

 그러면서 “도민들이 겪는 불편함이 행정시 체제 때문인지 인과관계 분석이 필요하다고 줄곧 강조해 왔다”며 “용역진이 시군구 모형과 시읍면 모형을 제시했는데 제일 좋은 대안을 결정하는 기준이 필요하지 않나.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 분석이 없다 보니 어떤 대안이 해결할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없다”고 도정과 용역진에 대한 답답함을 호소했다.

 한동수 의원(더불어민주당, 이도2동을)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정해진 적합 행정모형의 신뢰성을 문제삼았다.

 한동수 의원은 “행정체제개편위원회 회의에서는 시읍면 기초단체 실현 가능성이 저조하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전문가들의 대안별 적합성 분석에서는 실행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평가한다. 어떤게 맞는 거냐”고 의구심을 던지며 “용역진과 전문가조차도 의견이 다르다. 이 상황에 전문가가 판단한 제시안을 갖고 갔을 때 도민참여단에서는 사실상 가이드라인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우려섞인 전망을 내놨다.

 이같은 내용의 지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각 의원들의 의견은 사실상 용역이 시작되기 이전부터 제시돼 왔다. 하지만 도정이나 연구용역진이나 두차례나 용역 중간보고가 이뤄질 때까지 도의회의 의구심을 해소시키지 못하고 있다.

 행자위는 결국 추후 현안보고를 통해 일련의 문제점들을 다시 조명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으나 그 기회 역시 지금과 마찬가지로 흘러갈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