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전형 절차 없이 합창단 단원을 교향악단으로 옮기는가 하면, 기량 미달로 해촉 통보받은 단원들이 제주시의 관련 규정 미이행을 문제삼아 전원 복직되는 등 시의 허술한 인사 처리로 제주예술단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제주시는 지난해 말 제주합창단 합창 트레이너 A씨를 제주교향악단 수석 피아니스트로 옮기는 보직변경을 승인했다.

 

상임단원은 공개전형을 거쳐 위촉하도록 관련 조례 상 규정돼 있지만 제주시가 이를 지키지 않고 진행한 것이다. 

 

특히 제주교향악단과 제주합창단 간 인력 이동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확인돼, 무리한 보직변경을 제주시가 추진한 배경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해당 피아노 수석 자리는 2009년 하반기부터 공석으로, 이 모씨가 마지막 교향악단 피아니스트로 근무했다.

 

도내 음악계 원로 B씨는 “합창 트레이너를 어떤 오디션도 없이 교향악단 수석 피아노 자리로 옮긴 사례는 전국에서 찾아볼 수 없다”며 “제주합창단에서 10여 년 이상 근무한 A씨의 이번 보직변경에 의문이 커지는 이유”라고 했다. 

 

제주시는 이번 보직변경 사유에 대해 “감사위원회 감사를 받고 있어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뿐만 아니다. 제주시는 예술단원의 징계해촉과 같은 민감한 행정업무에 있어서도 관련 절차를 지키지 않아 예술단 내 갈등을 자초했다.

 

지난해 제주합창단 소속 단원 2명은 ‘제주시가 관련 규정에도 없는 3차 평가(2차 재평정)를 실시하고 징계위원회 절차 없이 (자신들을) 징계 해촉했으므로 이번 해촉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제주시는 2차 재평정(오디션)을 진행해 단원들에게 재기회를 줬다. 그럼에도 해촉 기준인 70점 미만의 점수를 받아 해당 단원들은 지난해 6월 징계해촉을 통보받았다.  

 

문제는 제주시가 규정에도 없는 2차 재평정을 실시한 것과 징계위원회 의결 규정 등 절차를 지키지 않은 것에서 불거졌다.

 

제주도지방노동위원회는 “징계위원회 의결 등 징계 절차도 없이 서면경고한 후 이 사건 근로자들을 재평정해 징계 해촉한 것은 징계절차를 규정한 예술단 조례와 운영규정 등을 위반한 중대한 절차상 하자에 해당한다”고 보고 해당 근로자 복직 판정을 내렸다.